요즘처럼 덥고 습한 한여름에는 빨래를 바로 널어 말려도 옷에서 꿉꿉한 쉰내가 올라와 신경 쓰일 때가 많더라고요.

땀에 젖은 운동복이나 수건이 많아지는 계절이라 세탁기를 거의 매일 돌리는데, 기껏 깨끗하게 빤 옷에서 덜 마른 냄새가 나면 세탁기 내부부터 의심하게 됩니다.

부랴부랴 통세척 모드를 돌려봐도 며칠 지나면 다시 퀴퀴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곤 했어요.

원인을 찾아보니 통세척 코스는 원통 내부만 헹궈줄 뿐, 실제로 찌꺼기와 곰팡이가 가장 많이 끼는 사각지대는 따로 있었습니다.

드럼세탁기 특유의 쉰내를 뿌리 뽑기 위해 직접 손으로 챙겨야 하는 핵심 청소법을 정리해 봤어요.


1. 쉰내의 진짜 주범, 고무패킹 찌든 찌꺼기와 곰팡이 닦기

세탁기 문을 열면 입구를 감싸고 있는 둥근 고무패킹 안쪽을 손가락으로 벌려보신 적 있으신가요?

물기와 섬유유연제 찌꺼기, 먼지가 고여 곰팡이가 가장 번식하기 쉬운 곳인데, 일반 통세척 물살로는 이 틈새까지 씻겨나가지 않더라고요.

과탄산소다수나 락스 희석액 준비하기
따뜻한 물에 과탄산소다를 녹이거나, 분무기에 락스와 물을 1:10 비율로 섞어 준비합니다.

키친타월 팩 붙여두기
고무패킹 안쪽 깊숙한 틈새에 키친타월을 길게 접어 끼워 넣은 뒤, 만들어둔 용액을 충분히 적셔줍니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불려두면 찌든 곰팡이와 물때가 불어나요.

못쓰는 칫솔과 마른 걸레로 닦아내기
시간이 지난 후 타월을 걷어내고 칫솔로 틈새 구석구석을 문지른 다음, 마른 걸레로 남은 오염물과 세제를 깨끗이 닦아냅니다. 눈에 보이지 않던 시커먼 찌꺼기가 묻어나오는 걸 보면 냄새가 왜 났는지 바로 이해가 가더라고요.


2. 잊기 쉬운 세탁기 하단 배수필터 잔수 비우기와 거름망 청소

드럼세탁기 아래쪽을 보면 작은 사각 커버가 있습니다. 이곳에 고여 있는 잔수와 이물질을 제때 빼주지 않으면 썩은 물 냄새가 통 안으로 역류하게 됩니다.

바닥에 대야와 마른 수건 받치기
커버를 열면 얇은 잔수 제거 호스와 동그란 배수필터 손잡이가 보입니다. 호스 마개를 열기 전에 물이 바닥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얕은 쟁반이나 대야, 수건을 넉넉히 깔아두세요.

잔수 호스 마개 열어 고인 물 완전히 빼내기
호스 끝의 마개를 뽑으면 생각보다 많은 양의 고인 물이 흘러나옵니다. 물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배수필터 돌려 빼서 칫솔로 세척하기
필터를 왼쪽으로 돌려 꺼내면 머리카락, 먼지 뭉치, 동전 같은 이물질이 엉켜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흐르는 물에 칫솔과 주방세제를 이용해 미끈거리는 때를 말끔히 씻어내고 다시 결합해 줍니다. 뚜껑을 꽉 닫지 않으면 누수가 생길 수 있으니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제대로 잠가야 해요.


3. 세제 투입구 곰팡이 제거와 통세척 최적 루틴

세제를 붓는 서랍 안쪽도 습기가 차서 검은 곰팡이가 쉽게 피어나는 사각지대입니다.

세제통 완전히 분리해서 씻기
섬유유연제 투입구 안쪽의 'PUSH' 버튼을 누르면 세제통 전체가 쏙 빠집니다. 세제통을 꺼내 미온수에 담가 칫솔로 굳어있는 세제 찌꺼기를 닦아내고, 세제통이 들어가 있던 본체 안쪽 천장과 벽면도 젖은 수건으로 꼼꼼히 훔쳐내야 합니다.

과탄산소다 500g과 고온 통세척 코스 활용
부품 청소를 마친 뒤, 세탁조 통 안에 과탄산소다 500g을 붓고(세제 투입구가 아닌 드럼통 안에 직접 넣습니다) 물 온도를 최소 60도 이상, 혹은 '삶음/온수'로 설정하여 통살균 코스를 돌립니다. 뜨거운 물이 세탁조 뒤편에 엉겨 붙은 때를 녹여내 줍니다.


4. 평소 쉰내를 예방하는 여름철 세탁 습관

청소를 깨끗이 해두었더라도 평소 관리 습관이 받쳐주지 않으면 며칠 만에 냄새가 다시 생깁니다.

세탁 후 문과 세제통 항상 열어두기
세탁이 끝나면 빨래는 즉시 꺼내고, 도어와 세제 투입구 서랍을 활짝 열어 내부 습기가 완전히 마르도록 통풍시켜야 합니다.

액체 세제와 섬유유연제 정량만 쓰기
향기를 내려는 마음에 유연제를 과하게 넣으면 헹궈지지 않은 성분이 세탁조 외벽에 달라붙어 곰팡이의 먹이가 됩니다. 여름철에는 헹굼 단계에서 섬유유연제 대신 구연산수나 식초를 서너 방울 떨어뜨려 헹궈내면 냄새도 잡히고 옷감도 한결 산뜻해지더라고요.


손 닿는 틈새부터 챙기는 담백한 살림

가전제품도 결국 몸을 돌보는 일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보다 보이지 않는 구석을 세심하게 챙겨야 탈이 없는 것 같아요.

단순히 버튼 하나 누르는 통세척에만 기대지 마시고, 오늘 빨래를 마친 뒤 고무패킹 안쪽과 하단 배수필터부터 한번 열어보세요.

묵은 때를 시원하게 털어내고 나면, 다음 세탁부터 빨랫감에서 나는 보송보송하고 개운한 향에 기분까지 한결 산뜻해지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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